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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U발 탄소규제에 적응하기
작성일 2021.07.14

EU발 탄소규제에 적응하기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매일경제, 7월 14일자

 

14일 저녁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시행 방안을 공식 발표한다. 앞으로 EU에 수입되는 물품은 수입 통관 시 공인된 탄소중립 인증기관에서 탄소국경조정 인증서(CBAM Certificate)를 구매해 제시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시멘트, 전력, 비료, 철강, 알루미늄 등 5대 품목을 대상으로 2023년부터 시범 시행되고 2026년 본격 시행될 계획이지만 적용 범위는 단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U가 이 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두 가지다. 첫째,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을 독려하자는 취지다. 기업이 EU 탄소배출 규제를 회피해 개도국으로 이전하면 역외 지역으로 탄소누출(Carbon Leakage)이 발생해 결과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 이에 탄소배출 감축 노력이 덜한 국가에서 생산된 수입품에 인증서를 구매하게 해 비용 부담을 높이면 해당 국가에 강력한 기후대책을 강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논리다.

둘째, 공정한 경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외국의 경쟁 기업이 낮은 탄소배출 부담으로 EU로 수출하면 EU 기업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EU 제조업이 CBAM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EU의 CBAM이 실제로 운영되기까지 해결할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수입물품에 내재된 온실가스 총량을 산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역외 국가의 탄소배출권 거래가격이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가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자체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수입품을 동종 국산품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내국민 대우 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다.

벌써부터 많은 국가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이 제도가 환경을 명분으로 한 새로운 통상무기라고 비난했고, 러시아도 CBAM으로 인해 시장 접근 제한 조치가 발생하면 보복하겠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4월 브라질 남아프리카 인도 등 개도국들은 CBAM이 기후위기를 방패로 한 신보호주의로서 형평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공동성명을 내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2005년 배출권거래제 도입 당시 EU 탄소배출권 거래제도(ETS)를 가장 많이 벤치마킹했으므로 CBAM에서 제외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도 2025년까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해 그린 딜 정책에 힘을 보탰으나 EU가 주장하는 ETS 방식의 CBAM에는 아직 이견이 있다. 미국과 EU가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을 압박하는 공동전선을 구축하고는 있지만 구체적 시행 방안에 대한 합의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이다.

지난주 그린 딜 정책을 직접 설계했던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수석부집행위원장이 방한해 CBAM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24%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고, 우리의 중요한 교역 파트너다. 그동안 우리는 그린뉴딜 정책, 국내 배출권거래제 운영 등에서 EU와 우호적으로 협력해왔다. 하지만 이들 EU 정책이 기본적으로 EU 자체의 국익 달성을 위하는 데 초점이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EU의 CBAM이 새로운 통상 장벽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 수출기업들 입장에선 온실가스 규제가 없거나 낮은 개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면서도 우리의 국익과 산업 경쟁력을 지킬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도 향후 더욱 거세질 온실가스 감축 압박을 슬기롭게 대처할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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