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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데몬을 사냥하라
작성일 2025.05.08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한국계 제작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넷플릭스 화제작「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아이돌인 동시에 악마를 사냥하는 걸그룹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위협하는 존재와 맞서 싸우는 설정은 허구지만, 은유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닮아 있다.

기후위기, 양극화, 고령화, 지역 불균형과 같은 복합적인 사회문제는 마치 무대 뒤에 숨어 있는 ‘데몬’과도 같다. 팬들의 환호처럼 겉으로는 우리사회가 활력이 넘쳐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래를 위협할 그림자가 도사린다.

지난주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페스타는 이 데몬과 맞설 집단적 무대였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1만여 명의 시민과 청년, 300여 개 기업과 기관이 모였다.

현장에서는 대기업과 소셜벤처가 나란히 부스를 열고, 청년 창업가들은 기후 대응 모델과 지역 혁신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사회문제 해결은 더 이상 선언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직접 실행되는 퍼포먼스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스토리 로드’였다. ‘협력의 길’에서는 지역 인구 활성화 프로젝트, AI 돌봄 서비스, 청년창업 지원 등의 민관 협력 사례가 소개됐다. ‘혁신의 길’에서는 AI 기반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와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소개됐다. ‘포용의 길’에서는 장애인과 이동약자를 돕는 전동 휠체어 키트가, ‘기후환경의 길’에서는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에너지 전환 모델이 시선을 모았다. 이는 사회문제를 물리치는 무기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 기술과 혁신임을 보여주었다.

글로벌 리더들의 메시지는 이를 더 분명히 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사업의 사회적 가치를 경제·환경·사회 14개 항목으로 정량화해 화폐 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을 공유했고, 유럽 기업들의 연합체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는 사회성과 측정 결과를 실제 투자와 경영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문제 해결은 도덕적 당위가 아니라 기업 생존의 조건, 곧 무대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된 셈이다.

국내에서도 사회성과인센티브(SPC) 프로젝트 실험은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은 매출과 고용이 늘었고, 자본 조달 여건도 개선됐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곧 기업 성장을 이끄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증거다. “착한 일은 돈이 안 된다”는 오래된 편견을 뒤집는 성과다.

결국 관건은 ‘측정’이다. 성과 기반 예산, 정량화된 사회성과 지표 등을 통해 보이지 않던 성과를 수치로 드러내고, 그에 따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구조를 만들 때 사회문제 해결은 동력을 얻는다.

케이팝 걸그룹이 무대 위 아이돌에서 데몬 헌터로 변신하듯, 기업도 단순한 이윤 창출자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사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 성과를 인정받게 되는 순간, 우리는 더 큰 변화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데몬을 사냥하라.

사회문제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설 수 있는 힘은 이미 우리 곁에 있다.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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